요즘의 경제는 대 양적완화의 시대라고들 말한다
물론 미국이 처음부터 양적 완화를 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 여러 경제 정책과 큰 사건들이 있었고,
그것을 보완하면서 궁극적으로 도달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기존의 미국 정책들은 어땠으며
양적 완화라는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기존의 자유방임주의
"국가는 국방과 치안만 잘 유지하면 되고 경제는 손을 안 대도 된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알아서 잘 돌아가게 하니 그대로 놔두어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설명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표현이다
말 그대로 국가는 경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시장에 맡기면 알아서 잘 될 것이라는 주의였다
물론 정부가 경제 주체로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 것이지
아예 방관하라는 것은 아니고 심판으로서의 역할은 하고 있었다
1930년까지의 미국 시장은 자유방임주의가 대세였으나
특정 사건을 계기로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미국 대공황과 뉴딜 정책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찾아온다
당시 다우존스 차트를 보면 가관이다
381이던 다우존스가 3년동안 41까지 거의 90% 가까이 추락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앞서 말한 자유방임주의 때문이었다
경기가 안좋을 것 같으니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았고
때문에 자산 가격이 떨어지며 경기는 더 안좋아졌다
그러자 사람들은 더더욱 돈을 안쓰게 됐고
자산 가격은 더더욱 떨어졌으며
경기는 더더욱 안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시장은 완전하지 않으니,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
미국의 대공황과 시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 정책이 바로 뉴딜 정책이다
사람들이 돈을 안쓰면, 정부가 대신 돈을 써주면 해결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돈이 어딨어서? 채권을 발행해서 미래의 돈을 끌어오면 된다!
케인즈 이론에 따라 자유방임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며 거시경제학의 근본이 바뀌었고
실제로 미국 경제는 이 뉴딜 정책으로 인해 대공황을 극복했다
이로서 미국 경제는 1960년대까지 별 탈 없이 넘어가는 듯 했다
1970년에 특정 사건이 또 있었다는 뜻이다
오일 쇼크와 고금리
"경기가 안좋은데 물가가 오르면 어떻게 해야해?"
1970년 미국에 오일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원래는 경제가 안좋아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정부가 자산을 사줘서 수요와 공급을 보장했는데
경기가 나쁜데 물가가 오르니 정부가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폴 볼커 연준의장이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
금리를 21.5%까지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을 잡아냈다
이후 미국 경제는 대호황기를 맞으며 20년 가까이 강세장이 시작되었다
폴 볼커 이후 취임한 앨런 그린스펀 의장
20년간 미국 경기가 안좋아질 것 같다 싶으면
볼커가 이미 올려놓은 금리를 서서히 낮추면서 경기를 부양했다
이것도 2008년까지는 먹혔다
그리고 2008년에 그 사건이 터진다
금융위기와 양적 완화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터지며 세계 금융 위기가 터졌다
1980년부터는 이미 올라간 금리를 내리기만 하면 경제가 알아서 잘 굴러갔는데
금융 위기가 터지고 경기 부양을 하려고 하니 이제 금리가 0에 도달했다
"이제 더 이상 금리를 더 내릴 곳이 없는데?"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지금까지의 경제는 정부가 돈을 쓰려면 세금을 걷거나 채권을 발행했다
그 과정에서 민간의 돈이 정부로 들어가면 정부가 그 돈으로 뭔가 했다
다만 이 방법은 민간이 가진 자본을 정부가 대신 써주는 것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끌어오는 돈의 양이 많아질수록 금리는 점점 올라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니, 경기 부양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민간이 아닌, 연준(Fed)에 채권을 팔아 돈을 받아오기 시작했다
연준이 돈이 어디서 나서? 돈은 찍어내면 된다!
옛날부터 경제학은 자산이 받침되지 않는 돈을 찍는 것을 금기시했다
자산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화폐를 찍어낸 국가들은
전부 초인플레이션을 피하지 못했으니까
근데 정부가 연준에 돈을 빌리고
연준이 돈을 찍어내는 것은 무한대가 가능했다
그렇게 연준이 돈을 무한으로 찍어내서 자산을 계속 매입하니
연준의 자산 규모는 한화 5000조가 넘어가게 됐다
바야흐로 대 양적 완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민간 자산을 연준이 사주기 때문에 자산 가격은 계속 올라간다
정부도 연준에 채권을 팔고 돈을 받아와서 경기를 부양한다
그리고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이 짓을 반복한다
이때부터 미국 주식시장에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의 S&P500 지수는 정신없이 상승했다
지금까지의 경제는 지표가 안좋을거 같으면 가격이 하락하는게 정상이었다
그러나 양적 완화 이후로는 지표가 안좋으면?
오히려 "연준이 뭔가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자산가격이 올라갔고
반대로 지표가 너무 좋으면 연준이 자산매입을 줄일까봐 가격이 동결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정작 내려가지는 않았다
MMT라고 불리는 '현대통화이론'이 이것이다
독자적인 화폐를 가진 나라의 정부는 무한정 돈을 찍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재정 적자를 불려도 국가 부도는커녕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등가교환을 무시하는 무한동력 경제가 가능해??
당연히 누군가는 크게 염려했다
재정을 마냥 풀면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고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기존 경제학 통념과 MMT는 너무나도 다른 이론이다
실제로 연준이 갖고 있는 자산은 실물이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
연준이 종이에 '5000조' 라고 적으면 5000조원짜리 종이가 되는 것이다
주류경제학을 믿는 사람들은 MMT로 인해 두번째 금융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고
미국에 숏을 쳤으나 지금까지는 전부 망했다
실제로 시장은 잘 돌아가고 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일본 역시 같은 상황임에도 실제로 경제가 잘 돌아간다
마치며
미국 지수는 현재도 우상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것이 과연 건강한 경제일까?
아니면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일까?
물론 지금으로는 알 수 없다
다만 빅숏이 언젠가 터질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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